하준의 용감하고 안전한 목소리
3–5세
노랗게 물든 가을 오후, 큰 형아들의 놀이가 너무 거칠어지자 하준는 두 발을 잔디에 꾹 딛고 상냥하면서도 당당하게 “아니, 괜찮아”라고 말할 용기를 찾아요.

노란 나뭇잎이 빙글빙글 춤추며 떨어지던 날, 하준의 가장 좋아하는 공원에서였어요. 하준, 아니 그 아이는 자갈길을 콩콩 뛰어갔어요. 주머니 속에는 빨간 조약돌이 폭 들어 있었고, 바삭바삭 와삭와삭 노래를 혼자 흥얼거렸지요.
미끄럼 매트 가까이에서 민준이와 큰 형아들 두 명이 흔들흔들 낙엽 산을 쌓고 있었어요. “이리 와서 같이 올라가고 와르르 무너뜨리자!” 민준이가 두 팔을 번쩍 흔들며 활짝 웃었어요.
낙엽 더미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커다란 탑처럼 이리저리 기우뚱했어요. 큰 형아들이 팔꿈치를 휘두르며 와르르 뛰어드니 낙엽이 사방으로 날아올랐어요. 하준의 두 발은 땅에 딱 붙은 채, 흔들리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