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만의 특별한 방
6–8세
취침등도 없는 새 방에서 맞는 첫날 밤, 하윤은 손전등과 호기심 많은 고양이, 그리고 햇살 가득한 바닷가의 기억을 품고 낯선 어둠을 마주할 용기를 찾아가요.

오늘 밤은 하윤의 방에서 보내는 첫날 밤이에요. 하윤의 방이라니, 오롯이 하윤만 쓰는 방이에요. 하윤의 작은 흰 조개껍데기 무늬가 있는 부드러운 파란 잠옷을 입고 있었어요. 이제 함께 쓰는 사람도 없고, 구석에서 반짝이던 취침등도 없어요. 새 침대와 아직 풀지 못한 상자들만 있을 뿐이에요. “이제 다 컸구나.” 가족들이 말했어요. 하윤도 웃어 보였지만, 창밖의 어둠은 무섭도록 커 보였어요.
고양이 후추가 폴짝 뛰어 이불 위로 올라왔어요. 그러고는 골골골 크게 소리를 냈어요. “그래도 나 혼자는 아니네.” 하윤도 후추의 귀 뒤를 살살 긁어 주며 속삭였어요. 창밖에서는 키 큰 나무의 가지가 유리창을 사각사각 스쳤어요. 마치 들어오고 싶어서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는 것 같았어요.
딸깍, 등이 꺼졌어요. 어둠이 방을 꿀꺽 삼켜 버렸어요. 하윤도 이불을 턱까지 끌어당겼어요. “바닷가를 생각하자.”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지만, 그 생각은 금세 달아나 버렸어요. 밤이 되어 집이 내는 낯선 삐걱 소리들이 자꾸 쫓아냈거든요.


